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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이 위험하다는 고정관념, 언론이 만든 것 아닌가요?”
광명시정신건강복지센터 (gmmh) 조회수:2158 182.215.142.39
2024-11-27 12:22:39

한국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여전히 강한 오명을 지니고 있다. 2024년 '보건사회연구' 44(3)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언론이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대중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된다. 특히, 언론이 정신질환과 범죄를 연결하는 보도를 반복하면서 우리 사회에 ‘정신질환=위험’이라는 편견이 심어지고 있다.

언론의 자극적 보도와 부정적 프레임
정신건강을 다룰 때 언론이 자주 사용하는 프레임은 ‘위험’과 ‘갈등’이다. 범죄 사건 보도에서 특히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며, 대중은 정신질환을 가진 우리가 항상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연구진은 “정신질환 관련 보도는 주로 '위험'과 '갈등' 프레임에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언론 보도가 우리를 두렵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편견의 시선 속에서 살아간다. 범죄와 연관된 정신질환 보도가 계속해서 등장할 때, 우리는 마치 범죄자처럼 비춰질 때가 많다. 언론이 특정 사건과 관련된 정신질환의 위험성을 강조할 때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균형 잡힌 보도의 부족과 사회적 부작용
연구는 언론이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정신건강 기사는 종종 치료나 회복 가능성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한다. 이러한 편향된 정보는 대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법보다는 증상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현재의 보도 방식은 정신질환을 부정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 언론의 정신건강 보도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이트 기사(단신)다. 단신 기사는 대중에게 단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작성되지만, 정신질환을 다룰 때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스트레이트 보도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정신질환을 빠르게 전달하려다 보니 자주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요소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특정 사건에서 정신질환이 주요 원인처럼 묘사되거나, 관련된 범죄 사건이 있을 때 정신질환이 부각되면서 독자들은 '정신질환 = 위험'이라는 단순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을 주제로 다루는 기사들이 중립적 논조를 표방하고 있더라도,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하는 표현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보도 방식은 대중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불안하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 물론 치료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균형 잡힌 정보도 제공하지 못한다.

 

우리에게도 부정적 보도의 영향은 치명적이다.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우리가 어느 날 마주하는 보도가 항상 부정적이라면, 그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절망감을 심어줄 수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회복과 성공 사례가 부족한 보도는 낙인을 강화할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실 그저 치료와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균형 잡힌 보도다. 스트레이트 기사 역시 정신건강 문제를 다룰 때에는 단순한 사건 중심의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가급적 정신질환의 본질과 당사자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건조하게 팩트만 나열하면 된다. 단, 이 경우 보도의 육하원칙(5W1H)에서 '누가'는 '조현병 환자'나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20대 여자'나 '60대 남자'가 돼야 한다. 가해동기는 '몇 주 전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거나 '여전히 조사중'이어야 한다.

 

언론이 정신질환을 단순히 사건과 연결지어 다루기보다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조명할 때 대중의 인식 역시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미담 발굴의 필요성과 일관된 언론 모니터링의 중요성
우리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은 언론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에 집중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반면, 회복과 긍정적 변화의 사례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회복과 치료의 가능성을 다룬 기사는 거의 없다”며, 정신질환을 극복한 당사자의 이야기, 성공적인 회복 사례, 사회에 기여한 미담을 발굴하고 보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보도는 우리로 하여금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대중에게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가 겪는 고통이 단지 개인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원과 이해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미담 발굴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언론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는 “긍정적인 프레임을 통한 보도는 오히려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단발성 모니터링이 아니라 꾸준한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언론이 정신건강을 공정하고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당사자들에게도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사회 전체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극적인 보도 대신 회복 사례나 긍정적 미담을 다루는 보도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연구진이 “회복과 치료의 가능성을 다룬 기사는 거의 없다”고 지적한 것처럼, 정신건강 문제를 극복하거나 함께 경험하면서 충분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 만족스럽게 다뤄지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와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어려움과 함께 살아가며 또 새로운 길을 찾았는지 알고 싶다. 그러한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준다.

언론이 미담을 발굴하고 정신질환을 겪는 우리가 사회에서 이룬 성취와 회복 사례를 널리 알릴 때, 우리는 더 이상 낙인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긍정적 사례의 보도일 것이다.

당사자의 현실적 목소리를 담아야
우리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반복적으로 부정적 보도를 접할 때, 우리 역시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이 “부정적 보도는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분석한 것처럼, 이러한 부정적 보도가 우리 같은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시사한다.

언론이 낙인을 조장하지 않고 우리 목소리를 대변해 줄 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앞으로는 정신건강 문제를 다룰 때 긍정적 변화와 회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 언론이 정신건강 문제를 객관적으로 다루고, 우리를 인간적으로 바라봐 줄 때 비로소 낙인은 사라지고, 우리는 더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e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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