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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외침, 이제는 응답하라"... 당사자 목소리 담긴 제3차 정신건강 기본계획을 촉구하며
광명시정신건강복지센터 (gmmh) 조회수:844 182.215.142.39
2025-12-19 15:23:59

국립정신건강센터서 '2025 정신건강정책포럼' 성료

당사자·가족·전문가 한자리에 의료체계 개선부터 중독·자살 예방까지, 산적한 과제 속 '당사자 중심' 정책 실현 촉구

지난 12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11층 열린강당은 한국 정신건강 정책의 지난 20년을 되짚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려는 열기로 가득 찼다.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자문기구인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하 중앙지원단)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개최한 ‘2025 정신건강정책포럼’ 현장이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향후 5년간 대한민국 정신건강 정책의 나침반이 될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의 수립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공론의 장이었다.

 

이번 포럼은 ‘더 나은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 포럼’이라는 대주제 아래 진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남인순, 김예지, 김윤, 서미화, 한지아, 김선민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공동주최로 참여해 정신건강 이슈에 쏠린 정치권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정책은 수용과 격리 중심에서 지역사회와 인권 중심으로 더디지만 분명한 변화를 겪어왔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날 포럼은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이 오갔다.

 

과거를 딛고 미래로: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포럼의 문을 연 기조강연에서 이영문 교수(전 중앙지원단장, 2~4기)는 ‘정신건강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주제로 연단에 섰다. 이영문 교수는 "정신건강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신건강 정책이 걸어온 길을 회고하며, 과거의 배제적 정책에서 벗어나 포용적이고 인권 친화적인 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이는 오랫동안 사회적 낙인 속에 숨죽여야 했던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어진 주제발표 세션에서는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담겨야 할 핵심 과제들이 쏟아졌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상경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모두를 위한 정신건강체계 강화’를 화두로 던졌다. 강상경 교수는 "모두를 위한 정신건강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특정 중증 질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협소한 정책을 넘어, 국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성을 강조한 것이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병원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 내에서 예방과 재활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의미한다.

 

당사자의 삶과 직결된 '인권'과 '인프라'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에게 가장 민감하고 절실한 주제인 의료체계와 인권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기선완 중앙지원단장은 ‘현실기반 인권보장의 정신의료체계 개선’을 발표하며, 여전히 논란이 되는 입원 제도와 치료 환경의 변화를 촉구했다. 강제입원과 열악한 폐쇄병동 환경으로 고통받아온 당사자들에게 '인권이 보장되는 치료'는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다. 기 단장의 발표는 치료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던 인권 침해를 근절하고, 당사자가 존중받으며 회복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독과 자살 예방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상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교수는 ‘중독 예방·치료·회복을 위한 인프라 확충방안’을 제언했다. 알코올, 마약, 도박 등 중독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이 마음 놓고 찾아가 회복할 수 있는 전문 기관과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며, 실질적인 인프라 확충을 요구한 것이다. 이어 백종우 중앙지원단 부단장은 ‘자살위험에 대한 전사회적 대처’를 주제로 발표했다. 백종우 부단장은 "자살위험에 대한 전사회적 대처가 시급하다" 지적했다. 그는 정신적 위기가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안고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하며 국가적 차원의 촘촘한 안전망 구축을 주문했다.

 

전문가 넘어 당사자의 목소리로: 지정토론

이날 포럼의 백미는 지정토론 시간이었다.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와 학계 전문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그 정책의 영향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당사자와 가족들이 마이크를 잡았기 때문이다. 기선완 단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 수원 당사자 자조모임 ‘마음사랑’의 김순득 대표,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이재성 정책위원장, 한국정신건강회복협회(심지회) 배점태 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정하 대표와 김순득 대표는 당사자 운동의 역사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며, 정책이 문서 속에만 머물지 않고 당사자의 삶 속에서 구체적인 권리로 실현되어야 함을 호소했다. 특히 동료지원가 활동과 자조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사자가 수동적인 치료 대상을 넘어 정책의 주체로 서야 함을 보여주었다. 가족 대표들 역시 돌봄의 부담을 가족에게만 전가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국가책임제 강화를 요구했다.

 

정부와 지원단의 약속, 그리고 남겨진 과제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김일열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과 이상원 정신건강정책관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상원 정신건강정책관은 "정신건강은 우리 사회가 우선순위를 갖고 추진해나가야 하는 핵심 과제이기 때문에 현장의 작은 목소리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경청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원 정책관은 "개인과 사회 모두가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3차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당사자와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년간 민관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중앙지원단의 소회와 다짐도 들을 수 있었다. 기선완 중앙지원단장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지난 20년 동안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정신건강정책을 위한 보건복지부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해왔다" 회고했다. 또한 기선완 단장은 "앞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민‧관 간 교량 역할도 해나가겠다" 말했다.

 

이번 포럼은 2025년 정신건강 정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의 실천이다. 포럼에서 논의된 ‘인권 보장’, ‘인프라 확충’, ‘당사자 참여’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얼마나 충실히 담길지, 그리고 그것이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될지 우리 모두가 지켜봐야 한다. 당사자가 배제된 정책은 허울뿐인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마인드포스트>는 앞으로도 이 약속들이 지켜지는지 당사자의 눈으로 감시하고 기록할 것이다.

 

출처: e마인드포스트 http://www.mindpo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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